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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요한 것은 어디에도 있고, 나는 오늘 펑펑 울었다. 2 2016.06.30

강남경찰서, 160630 (초상권은 선배, 동료들께 있습니다.)


펑펑 울지 않아도 된다. 청승맞지 않아도 된다. 좋은 생각은 좋은 기운을, 좋은 기운은 좋은 내일 혹은 미래를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아쉽지 않은 날이 어디 있겠으며 취재하는 사람이 돼 보도의 면면 외에서도 냉정한 게 더 좋다는 것을 머리로 알지만, 육하원칙에 맞지 않는 이야기들을 쏟아내듯 적어보는 것이 바깥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툭 하고 갑작스레 터진 치자 꽃망울처럼 쏟아지는 씨앗들을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 이미 번지고 퍼져 버렸다는 것. 그것을 알았다, 그런 사람이니.


이미 나는 그런 사람. 아무도 찾지도 보지도 않아도 휘갈기는 감정에 익숙한 사람.


이전 회사의 선배 L은 내가 회사를 옮긴다고 말했을 때 "그런 데를 왜"라고 말했고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받아쳤다. 나는 그 말을 우습게 생각하거나 받아 치려는 듯 '충분히 열심히' 이곳을 그리고 나를 일구고 있다. 그래도 때로 힘들다. 많은 것이 변했기에. 거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주위 열악한 환경의 매체 소속 기자조차 상상할 수 없을 부분도.


울음을 그쳤다. 결심을 하기도 전에 멎었다. 집에서, 누구도 나를 보지 않는 집에서 부끄러움을 느꼈기 때문일까, 어른이 돼 버린 것일까 싶어 서글퍼졌지만 추스른 감정으로 다시 한 번 나아가자, 앞으로 가자.


내가 나를 사랑해야지, 아가처럼 달래줘야지, 애인처럼 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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