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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수 맛집 단순 정리 3 2016.03.27

1. 최근 여수에 간다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나는 여수, 바다 보이는 곳에서 나고 자랐다. 때문에 여수에 가는 많은 이들이 나에게 맛집을 묻곤 했는데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여수 맛집을 잘 모른다. 고향에 내려가면 나는 통상 집에서 청국장을 가장 많이 먹고 다음은 집에서 김치찌개를 먹기 때문이다. 외식을 해봐야 집 앞 오겹살 구이집과 한우 식육 식당에 가고 그나마 사람들이 맛집으로 부를 만한 집은 장어탕집, 그것도 서시장 구석에 있는 외지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집이기에 특별히 추천할만한 맛집은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할만한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인터넷 등에 올라가 있는 몇몇 '인터넷 맛집'은 현지인치고 맛이 없는데도 인기가 높다고 알려져 정말 '여수스러운' 괜찮은 곳을 알려주기로 마음 먹은 탓이다. 별점을 주거나 사진을 올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나에게 믿음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하나의 힌트 정도이다.


2. 여수와서 게장을 왜 먹지? 여수에서 20년 넘게 살고 10여 년 동안 타지생활하며 여수를 왕래했지만 게장을 식당에서 먹어본 것은 두 번. 지방자치단체에서 관광상품을 만들기 위해 내세운 것인지 모르겠으나 내가 아는 많은 여수 현지인들은 게장을 식당에서 백반으로 먹지 않는다. 집에서 담궈 놓고 먹으면 모를까. 물론 여수에서 살 때 20년 동안에도 밥 반찬으로 게장을 먹은 것은 손에 꼽을 것이다. 시중에 유명하다는 게장 식당 이름을 나는 '여수해양엑스포' 시기에 외지인들로부터 들었다. 그 식당들이 유명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고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이 많이 먹는 듯 하다.


3. 산골식당. 장어탕과 장어구이가 맛있다. 사람이 많아 시끌벅적한데 그래도 맛있다. 돈이 있다면, 물론 나는 없어서 자주는 못 먹고 엄마, 아빠가 사주실 때 몇 번 먹었지만, 구이 중에는 양념구이보다는 소금구이를 드실 것.


4. 칠공주식당. 외할머니댁 바로 옆에 있던 장어 요리점. 여기도 장어탕이 맛있다. 외할머니께서 내가 여수갈때마다 사주셨는데 먹어도 먹어도 맛있다. 여기 갓김치가 산골식당 갓김치보다 조금 더 맛있는 듯 하다, 잘 익어서. 여기도 정신없다. 여수는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집은 보통 정신없는데 그래도 맛있으면 된 거다. 참. '내장도 주세요'라고 말하면 구이든 탕이든 내장까지 나오는데 이것도 별미다.


5. 여정식당. 사실 순위를 매기자면 1등이나 다름없는데 그냥 순서없이 적고 있는 것이라. 서대회무침과 아구찜을 판다. 서대회무침은 정말 여수, 전남, 한국 1등으로 만드는 듯. 본점이 두군데인듯 한데 나는 문수동에 살아서 문수동점을 많이 갔다.


6. 로타리식당. 싸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게장'이 양념도, 간장도 나오는데 가격은 (안 올랐다면) 6천원. 나같은 학생이나 여행객들이 갈만한 곳인데 의외로 가족단위 방문객도 꽤 된다.


7. 용궁횟집. 드디어 여러분이 기다리시던 '회'. 그런데 나는 그냥 여수회타운에서 회를 떠와서 집에서 먹는 편이라 횟집을 추천하는 김에 하나를 골랐다. 반찬이 잘 나온다. '엄청 잘나오는 편'은 아니고 여수에서는 보통인 편인데 외지인들의 입을 빌리자면 '깔끔하다'는 평. 여수에서 회 제대로 먹고 싶다면 서시장 회타운에서 회를 사서 종포(현지인 언어로 쫑포)나 오동도 옆 현재 엠블 호텔 자리에서 소주 두 병 사다놓고 야외에서 먹어야 한다.


8. 함흥면옥. 여러분들이 여수에서 생각해보지도 않던 '냉면'. 함경도에서 냉면하시다 오신 할아버지께서, 지금은 돌아가셨다, 직접 운영하던 식당. 서울 등 수도권에서 유행하는 평양식 냉면과는 다른 묘미가 있다. 물론 고기와 냉면을 싸먹는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보던 것과 유사해보일 수 있으나 면과 육수, 따뜻한 육수와 반찬이 전혀 다르다.


9. 삼학집. 갈치다. 그 뭐냐, 내가 서울은 물론 부산, 제주, 강릉 등 전국에서 여러 종류의 음식을 먹어봤지만 '고등어만한 갈치'가 나오는 곳은 여수,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맛있는 갈치는 (2011년 기준) 삼학집뿐. 서대회무침도 있는데 이건 여정식당에서 드시고 회말고 구운 생선을 드신다면 삼학집 갈치로.


10. 네, 이상 끝이고요. 이 식당들은 1인 평균 2만원 내외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로타리식당 같은 곳은 6천원 내외겠지만요. 더 비싼 식당은 더 괜찮은 곳이 많을지 모르나 제가 가보지 않아서. 여수에서 맛있는 식사 하시고 제가 입학한 서초등학교, 졸업한 문수초등학교, 종고중학교, 여수고등학교도 꼭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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