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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회사회자화사일기 2016. 12. 31. 22:25

품이 크지 않아서요, 팔도 짧고요. 담을 없습니다, 사람도 사랑도 친구도 사건도 사고도 저도 여러분도. 그렇지만 한해는 열심히는 했어요. 팔이나 겨드랑이가 조금 늘어날 정도로 벌렸어요. 그러면서 느낀 것들이 많습니다. 스물 아홉 동안 사람을 그리 챙기지 못했다는 . 역량과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 깨끗한 사람이 더러운 세상을 결국에는 치유할 있다는 . 우리의 일상이 아직 보통의 민주주의에 닿지 못했다는 . 연인을 충분히 사랑해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이 그런 것들입니다. 그렇게 실패하고 넘어지고 울다 지쳐 다시 이를 악물고 다리를 질질 끌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삼백 수십 일의 시간 동안 가지 것을 얻었습니다. 글을 어디에 붙일 있는 직장이나 옆을 지켜주는 사람, 킬로그램의 살과 주름의 깊이, 새로 캠코더, 여러 그리고 민주주의 걸음. 잃은 것도 많네요. 건강, , 운동할 시간, 몇몇 친구 그리고 가끔의 주말. 다행히 긍정적인 사람이라 모두 감사하고 다시 언젠가 제자리로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어차피 시계가 다시 돌면 하루만 지날 겁니다. 시간이 채워져 다른 날이 와도 삶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며 내일의 해도 오늘의 해와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도 사람인지라 떨리기는 하네요, 하나의 숫자가 자라나는 것은요. 2017년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저는 사실 격동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서른이면 스스로 있어야 한다지만而立 저는 아직 걷다 넘어지거든요. 올해 목표는 우선 넘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넘어지던 시절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 걸음을 생각하지 못하는 친구들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것입니다.


여전히 여기에 있습니다. 언제까지 그럴 것입니다. 황덕현 여기 있습니다.


품이 크지 않아서 팔을 벌리다 보니 벌리다 벌리다 찢어진 겨드랑이 사이에서 날개가 났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아니면 아가미라도 자라거나요. 정 안되면 새살이라도 나 아물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이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렇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라도요. 여전히 시린 기분, 그래도 오늘은 좋은 날 맞지요? 새날을 맞이할 짙은 어둠, 모두에게 안녕을 고합니다. 새 벽에 제 글을 붙이고 새벽을 기다릴게요. 새 빛이 뜨는 한강, 동해, 어떤 광야, 여기는 토요의 종각, 여전히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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