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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으로 감은 어둔 빛, 화려하지 않은 하루들의 속에서 2011.07.01

고향집에서, 리얼라, 라이카M3, 0번째 컷

어떤 사람이 어떤 삶을 살까. 카페베네 카페라떼 프라페노, 시럽이 조금 들어있을 법한 커피를 목에 넘기고서 평범한 이불을 갰다. 오늘즈음부턴 다시 되겠지,라 생각했던 날들은 남에 의해 채워지고만 있었다. 많은 것을 얻거나 가졌다 생각하지 않았고 아름다운 편지는 이미 많은 물을 머금고 무거운 곳으로 숙면에 들어갔지만 그 어디에도 펭귄이나 물곰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은 너나 혹은 나의 잘못 때문은 결코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필름로더기는 어둠 속에서만 그 이름값을 할 수 있었다. 어둠은 암백과 창문없는 화장실, 암실이나 문이 닫힌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다시 그 이름을 말할 수 있었다. 어둠을 포함하는 것은 그러나 그런 것들만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어두운 구석을 숨기고 있었다. 열 일곱, 필통 속에 넣어뒀던 오백원짜리 두 개가 사라졌다가 돌아온 날이 있었을 때 '미안해'라는 편지를 읽기 전에 화난 마음으로 짝의 샤아프를 훔쳤던 소년의 그런 마음도 똑같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더 이상 OMR 카드, 토익같은 테스트에서나 사용하는 남자 넓적다리만한 것이 아닌 소녀 팔뚝에나 어울릴 고교시절의 그것,를 필요치 않게 되는 날이 왔을 때도 내 마음 깊은 속에는 조그만 어둠을 감추고 있었다. 자의였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내가 사는 작은 방에 시계는 왠일인지 네 개씩이나 있었다.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위해 어떤 사람들은 전화를 하기도 했다. 가끔씩 핸드폰은 밤 새 충전해 두었는데도 울음을 이기지 못하고 베터리가 70%씩이나 깎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어둠 속에서 그렇게 그렇게 울었던 것이다.

필름로더기는 싸구려라 필름을 아무리 되먹여도 삐그덕 삐그덕 소리내기를 멈추지 않았다. 한편에 곱게 쌓아 둔 필름 속에는 어떤 소녀와 다른 남자가 잔잔한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그건 그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칠월의 어떤 날에 어떤 사람들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인터넷 포토북 서어비스를 취소해버렸다. 소리도 내지 않고 나와 마우스는 인터넷의 다음以後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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