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빗소리에 고개를 들어 공평동 자락을 보니 어느덧 6 26, 무더위가 무색한 잿빛 구름이 하늘에 얹혔다. 어깨에 어깨를 걸고 다시 가슴끼리 맞닿으며 지낸 8개월의 지난한 시간이 어느덧 비와 함께 소강상태를 맞는다. 국정농단 사태의 초입을 지나 대통령을 바꾸는 경선, 대선을 넘었고 너무나도 다른 5월의 광주와 6월의 정치촌극을 안았으며 다시 지도 몰랐던 중간고사를 지나 기말 고개를 넘는 24일과 25일의 주말. 농가에 얼마나 기쁨이 됐을까, 생각하며 올랐던 출근길은 이제 조금은 마음 놓고 고개 있는 방학 첫날. 이제 부모께 가져다 드릴 가정통신문이나 방학 숙제 없는 날이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 시커멓게 불어나 동네를 덮은 물웅덩이가 그리 좋은지 첨벙첨벙 신발과 바지 아래가 젖었지만, 기분은 내봤다.

 

쉬고 싶다보다 아는가 대한 고민을 묘칠간 했는데, 잠시간농땡이 아닌진짜 휴식 무엇인지, 감내해야 아쉬움은 어떤 것인지도 잊은 놓고 놓을 알고자, 그런 시기를 가지기로 했다. 얼마간이든 말이다.

 

애인은 오래전 자신의 길을 찾아 혼자서 사뿐히 떠났고, 후로 적지 않은 시간이 쌓였는데 여전히 벗들의 연락은좋은 소식 머물러서내가 좋아야 좋은 소식이겠지라고 얼버무렸지만 지난 주말에서야 거울을 보고 이제야 다시 머리나 매무새를 정돈하고 있다. 비의 역사는 바다에서 시작되듯 삶의 자취도 다시 마음의 적도 어디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를지. 그래서 비가 나쁘지만은 않은, 그런.

 

 

고민이 없는 삶은 없다. 모든 감정을 형언하는 것은 문자가 허락하지 않고, 마음의 방정식에는 해解가 무한 개. 나는 여러 답과 풀이를 탐하지 않고 바다처럼 그것 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고래와 청새치, 옥돔과 산호도 즐겨 보다가, 다시 비를 맞는, 지금은 휴식과 위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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