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거리, 2012년 2월, NEX-5, 위 사진은 아래 글과 관련없음을 밝힙니다>
전등이 깜박. 다시 깜박.
찬란한 백열 화촉에 누전이 일어난다.
외줄 전선 휘청대는 전신주마다
눈과 어둠이 걸리고
점. 점. 하나 둘 떨어진 불빛 저마다
추운 듯 외로운 듯 몸이 떨린다.
소주병 깨어진 가로등 옆엔
자는 듯 죽은 듯
하나의 삶이 또 쓰러졌건만
소매치기마저 힐끗 보곤 지나쳐 버린다.
술집과 단란주점도 문을 닫고,
거리를 매운 검은 옷의 군중은
24시 편의점에서 속이라도 채울까 하지만
왠걸
사자死者마저 도피처를 잃은 이 곳.
깜박. 다시 깜박
어둠 속에 다시 어둠을 맞을 네온 사인만이
아름다운 도시를 밝힌다.
2006년 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