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되겠니. 어차피 세상은 거짓말이잖아. 바람소리 휭휭 울리는 도롯가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의 얼굴이 콩알만하게 보이다가 다시 다가와도 이미 표정 보기도 전에 사라지는 시간이 쌓여 너와 네 거리 사이를 메우더라.
난 그저 널 보고 싶을 뿐이었어. 소리가 시끄러운 오락실 앞이건 가까운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네 어깨 옆이건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둘러싸여 시간이 채워져가는 동안 아니면 혼자서 너를 떠올리는 동안만이라도 너를, 그저 보고 싶을 뿐이었어.
겨울이 왔다. 매년 나는 감기에 들었고, 마음아. 너도 나를 시험하려 들겠지.
이 계절이 너라면 돌고 도는 해 따라 봄처럼 네가 올텐데. 언 창에 굳은 서리는 손바닥을 호호 불며 밀어보아도 움직이지 않는 창이 돼, 갈라져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