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어도 달지 않은 허무를 씹는다. 입에 달라붙은 치석과 엉킬 모양으로 그렇게 적당한 점성으로 나에게 꼭 붙어있다. 모양이 변하지도 않은 채 고무공을, 말랑말랑해질만한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화가 나거나 짜증이나거나 불안하거나 깊은 숙고에 돌입할 때면 언제나 손가락의 끄트머리를 수제비처럼 똑똑 떼곤 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였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버릇을 애정이나 주의력 결핍과 너무 쉽게 연관시켜버리기도 했지만 모든 확률에는 오차범위를 포함하듯이 나는 그런 까닭 때문일 것이리라 생각하지만은 않았다. 다만 본능이리라 조그맣게 넘기기도 했다.
오래 전의 일이었다. 별로 친하지 않던 H와 크게 싸운 까닭은 내가 속해있던 어떤 회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였다. 내깜냥 일년을 넘게 일하면서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운영을 그가 전면부정했기 때문에 내 기분은 썩 좋지 않았지만 철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