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에게

from 하루들의 합 2011. 12. 18. 00:42
좋다싫다를 가릴 처지가 아님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있던가? 손들어보자. 없다. 나는 엄마의 눈물로 태어났다. 우리 엄마는 나를 낳다가 "기절하실 뻔 했다."고 말하셨다. 앞뒤짱구녀석을 낳기 위해 당신은 마취된 생살을 찢는 것을 감내하셨다. 마취안된 살에 닿는 매스는 아프지만 마취된 나의 피부를 닿는 감각은 더욱 섬뜻했으리라. 그것도 배에. 엄마는 유독 튀어나온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그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우리 아들이 보고 싶어서 열 달을 참았는데 그것 하나 못견뎠겠냐."시면서. 그렇게 내가 나왔고 지금은 우리 엄마보다 키도 크지만 속은 아직 좁아먹었다. 아직 엄마께 정어리 상추쌈 하나 제대로 싸드리지 못하는 아들놈, '못됐'지만 '못나'고 싶지 않아 이렇게 산다. 그런데 네가, 그런데 네가.

사람은 생장하며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생태심리학을 신봉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지녔고 또한 외부성에 대한 반발심도 있으리라 본다. 우리가 TV를 보지 않거나 뉴스를 차단해도 결국 사람은 만날 수 밖에 없듯이 우리는 모두 변한다.

이게 세상인가 하며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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