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곁에 사는 고양이는 게으름을 잘 피운다. 제깟녀석이 빠른 줄 알고 차를 피할 생각을 안한다. 그리고 조용히 코를 비빈다. 오토바이는 그를 비껴지나간다. 백씨씨 씨티백, 덜그락거리며 도로를 밟는다. 고양인 이제 코를 다 비비고서 카페 앞에 앉는다. 세상은 흘러간다.

열 띈 시간들에는 어떠한 의미도 담지 않았다. 그저 몸은 앞뒤가 방향인냥 걷게 되었다. 옆으로 걷는 게는 아스팔트의 주인은 되지 못했고 멀리 떨어진 어물전에서 시체전시를 하고 있단다. 공기가 감잎빛으로 변해가자 요크셔테리어가 숲을 헤집으며 다가왔다. 목에 목줄자국이 선명했다. 눈가에 울음도 그러했다. 천둥이 쳤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세상은 먹빛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이 밤이라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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