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흐르는 길, 그 어느 곳이라도 자국이 남는다.
부산대학교 앞에는 여느 학교와 다름 없는 광경들로 공해가 이루어져 있다. 밥을 먹는 아이들, 술을 마시는 청년들, 서로를 탐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오만가지의 빛이 오만상을 보인다. 이를테면 저마다 빛깔이 다른데 조그만 공간 안에 빛이 얽히고 섥혀 결국에는 먹은 빛을 어둠으로 되갚는 풍경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은 모두 한 무리였다. 튀는 사람 따위가 존재할리 만무했다.
멀리 한 소녀가 고개를 숙인 채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었다. 검고 긴 치마는 이리로 저리로 날리며 바람의 그림자를 밟고 있었다. 느즈막히 산에서 내려온 바람은 찬 기를 품고 허리 아래를 헐벗은 여러 여자아이들에게 한기를 안겨주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소녀는 덤덤하게 '추워'라는 단어를 되내면서도 그 자리에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이 움직였다.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에는 지하철 역을 관통해지나가는 온천천이 있었다. 소녀의 시선이 그 곳에 멈춰셨다. 그리고 조용히 걷는 걸음 끝에 바람이 저물기 시작했다. 이제 막 바람은 온천천 위를 걷고 있었다. 미끌어지듯 하류를 향해 그리고 바다를 향해 발을 옮기고 있었고 소녀 또한 그 방향이었다. 아, 그 소녀는 나를 보고 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애는 바람이 흔들어놓은 빛깔을 보고 있었다.
오른쪽을 힐끔 보던 향기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날은 저물고 가로등이 하나씩 노래하기 시작했다.
부산대학교 앞에는 여느 학교와 다름 없는 광경들로 공해가 이루어져 있다. 밥을 먹는 아이들, 술을 마시는 청년들, 서로를 탐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오만가지의 빛이 오만상을 보인다. 이를테면 저마다 빛깔이 다른데 조그만 공간 안에 빛이 얽히고 섥혀 결국에는 먹은 빛을 어둠으로 되갚는 풍경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은 모두 한 무리였다. 튀는 사람 따위가 존재할리 만무했다.
멀리 한 소녀가 고개를 숙인 채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었다. 검고 긴 치마는 이리로 저리로 날리며 바람의 그림자를 밟고 있었다. 느즈막히 산에서 내려온 바람은 찬 기를 품고 허리 아래를 헐벗은 여러 여자아이들에게 한기를 안겨주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소녀는 덤덤하게 '추워'라는 단어를 되내면서도 그 자리에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이 움직였다. 바람이 부는 반대 방향에는 지하철 역을 관통해지나가는 온천천이 있었다. 소녀의 시선이 그 곳에 멈춰셨다. 그리고 조용히 걷는 걸음 끝에 바람이 저물기 시작했다. 이제 막 바람은 온천천 위를 걷고 있었다. 미끌어지듯 하류를 향해 그리고 바다를 향해 발을 옮기고 있었고 소녀 또한 그 방향이었다. 아, 그 소녀는 나를 보고 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애는 바람이 흔들어놓은 빛깔을 보고 있었다.
오른쪽을 힐끔 보던 향기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날은 저물고 가로등이 하나씩 노래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