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지나가고 우리에게 밤이 오면 거리가 숲이 돼. 몸을 세게 흔들며 자신을 다독거리는 갈대부터 이미 늙어 밑동 밖에 남지 않은 오동, 이제 막 계절이 바뀌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 참나무와 제 몸 내어주고 소리가 될 가문비나무, 밀림에서 수염에 불붙여 담배 피우며 머나먼 전설을 뿜는 빠우에이라.
몸의 소리를 들어. 저마다 다를 거야. 사각사각, 스르르르, 스륵스륵, 초옥초옥. 저마다 쌓은 경험이 다르잖아. 태양이, 별빛이, 어머니의 양수가 내려앉은 자세가 그리도 다른데. 같은 상처가 아닌 다른 모양의 문신을 품고 그림자도 그럴 텐데.
어느 하나도 같지 못하다. 쌍둥이도 눈물 흘리는 줄기가 다른데 우리는 어찌하리.
그래도, 그리하여 우리는 다름의 속에서 하나를 발견하게 되겠지. 우리는 울고 웃고, 안고 보듬는 것을 좋아해. 우리에게 가무가 있고, 몽땅 채우지 못한, 언제나 아쉬운 소년이 가슴에 있고 쉽게 다 쓰지도 못하면서 하염없이 아깝기만 한 월급이 있고, 상식이 있고 고민이 있고 행복과 맥주와 에스프레소, 사놓고 아까워 다 쓰지 못한 향수, 향신료 그런 것들. 버리지 못한 행복, 아껴 둔 슬픔 그런 것들 한 움큼씩.
그럼에도 행복하자, 월요일이 올 거야. 가장 깊은 어둠을 뚫고 다시 살 수 있음을 증명하는 빛이 뜨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