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가 온다.

from 하루들의 합 2015. 12. 18. 16:22

사사가 온다. 사사는 민경이 법명이다. 나는 별로 종교에 뜻이 없어서 엄마와 종교 관련해서 다투기도 했는데 민경이는 집에서 "사사야."하고 불러도 싫은 마음 없이 "네." 하는 친구다. 여튼 어머니도 지유도 아버지도 다들 사사라 불러 나도 민경이나 사사라고 번갈아 부른다. 여하튼 사사가 온다. 처음 나에게 외국 대학을 다니는 유학생, 그것도 중국, 일본도 아닌 영국, 런던도 아니다,을 만난다고 했을 때 대개는 첫 질문이 "어떻게 만났니?" 혹은 "졸업하고 돌아온대니?" 였다. 그리고 따라오는 질문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같은 1차원적 질문들. 좋아하니 만나고 기다릴 만하니 기다리는데 소개팅을 시켜준다, 고생이 많겠다, 말이 많았다. 나도 복장 터질 노릇이었지만 그런 말 여과 없이 다시 사사에게 들려주는 나의 성격 탓에 사사도 고생이 많았을 거다. 영국 대학은 모두 3년제에 마지막 1년은 논문을 쓰는데, 공부에만큼은 세세한 성격인지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먹을 것은 잘 먹는다.) 연구하는데 그런 말들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을지 이제서야, 돌아온다니 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 좁다란 겨울, 돌고 돌아 다시 얼음의 날이 왔다. 그리고 다시 오는 것이다, 사사가. 물론 이번에도 아주 짧게 있다 다시 돌아간다. 겨울에 처음 만나 여름에 잠시 오고 다시 가을을 보낸 후 겨울을 맞이하는 우리라 우리의 품에는 개나리와 낙엽이 없다. 진달래와 단풍도 없다. 하지만 사사가 있다. 그 뿐이다. 나를 좋아해주고 그만큼 표현해주는, 물론 소심하고 무뚝뚝한 면이 마음 속에 있는 사람인 것을 느끼고는 있지만 그래서 더 좋은, 그가 곧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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