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지하철을 탄다. 시끄럽게 지하철이 덜컹대다 쥐도 잠에 든듯 멈춘다. 한 사람이 타고 그를 따라 짙은 묵은 내도 함께 의자에 앉는다. 사람들이, 편하게 앉아서 목적지를 향할 수 있던 이들이 떠나간다. 밀물에 갯강구 도망가듯 그렇게 내뺀다. 그토록 냄새가 강해 순간 멀미가 나듯 내 몸이 덜컹거리지만 참고 다시 고쳐 앉는다. 좁게 잡아 삼 개월은 씻지 않아 보이는 얼굴과 그보다 심한 상의, 거의 누더기 수준의 청바지와 축축해 보이는 운동화. 혼미한 눈동자의 그가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한다. 방학에서 한번 동묘에서 한번, 무언가 그리는 듯 한 빛. 한 칸의 사람들의 절반이 옆 칸으로 이주하고 남은 사람들은 마음에 고뇌가 가득, 앉아 있는 편함이 좋은 것인지 거의 대부분 코감기에 걸린 것인지.
그는 동대문에서 내렸다. 다리를 끌다,타는 이들과 내리는 이들을 사분오열로 가르는 모세처럼 세상을 재단하고서. 그가 떠나고도 존재의 바람은 그 의자에 머물러 내 건너편 자리에는 겨우 두 명이 반대편 끝 자리에 앉다가 내렸다.
다음역, 그 다음역이 돼 사람들이 물밀 듯 탔다. 그가 앉았던 자리에도 어떤 연인이 앉았다. 이게 무슨 냄새냐고, 상한 무엇인가를 누가 들고 탄 것 아니냐며 투정부리는 여자를 남자가 보고 웃는다. 그리고 바뀌는 주제들, 바뀌는 공기들, 바뀌는 사람들의 또 다른 표정들.
사람의 냄새가 다시 들어차고 한 무리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짐을 싣고 탔다. 인상을 찌푸린 아저씨는 사람들 틈으로, 사람들의 냄새 틈으로.
그가 우리에게 뿌린 것은 정말 짙은 냄새였다. 강한 기억이었다. 하지만 나는 누구들에게 또 얼마나 강렬할 수 있을지. 그냥, 나쁘게만 생각하고 더러운 냄새만 떠올리고 싶지 않아하는 내 감정선이면 좋겠다. 정말 그렇게.
마음 속에 사람이 들어 왔다 나갔다 한다. 그건 정말이지 냄새보다 훨씬 강할 거다.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