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이론 수업 중 작성한 리포트를 기반으로 하며 무단 복제 및 게시를 금한다. 다만 제목과 링크의 재게시는 허용한다. 특정 부분만을 가져가 작성한 내용을 곡해할 가능성이 있음이 그 이유이다.
1. 들어가며
지난 14일에 서울 시청 광장과 종각역, 안국역 등에 있었던 민중 총궐기 대회 (이하 대회)의 보도 등에서는 의제설정이론과 침묵의 나선이론 등을 적용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사실 다른 주제에 대해 한 페이지 이상 글을 작성했으나 가장 최신이고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가져와 사람들의 반응과 미디어의 작용, 미디어와의 상호작용 등을 살피는 것이 유의미하다 생각해 주제로 설정하게 됐다. 이를 위해 당일 개별 취재를 현장에서 진행 했음을 함께 알린다.
2. 민중 총궐기 투쟁 대회
민주노총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전국 53개 크고 작은 단체가 참여해 경찰 추산 7만 명, 투쟁본부 추산 13만 명이 일자리노동, 농업, 민생빈곤, 청년학생, 민주주의, 인권, 자주평화, 세월호, 생태환경, 사회공공성, 재벌책임 강화 등 총 11대 영역에서 22개의 안을 요구했다. 그중 가까이에서 취재하며 들은 바에 의하면 가장 주가 된 내용은 국정교과서, 세월호, 청년실업문제 해결 등으로 알려졌다.
3. 미디어 이론의 적용
이 사안은 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례적으로 시위 하루 전 5개 행정부 장관들이 단체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이다. 회견을 주도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불법 집단행동이나 폭력사태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밝히는 담화를 발표했고 이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315건 이상의 뉴스가 올라오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노출됐다. 대부분의 기사 제목에는 ‘불법집회’와 ‘불법필벌’, ‘엄단’ 등의 단어가 포함 됐는데 이에 대해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연합뉴스의 기사에는 ‘말로만 하지 말고 불법행위 예외두지 말고 법대로 해라. 교도소 보낼 짓 한 놈은 예외 없이 교도소 보내라.’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는 집회 시작 전 이 집회에 대한 불법행위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라 본다. 이에 대한 반박의 댓글 등도 있었지만 이미 불법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언론 상에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이는 정치 문제 등에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부동층 시민에게 대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형성하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서울지역 11개 대학의 대입 논술 및 면접 전형 등이 있던 탓에 12만 명 이상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이날 서울 일대를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관련해 ‘교통 대란이 예상된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도 387건 이상 노출됐고 이에 대해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입시날 대규모 집회 제한법 추진 발언’이 화제를 모으며 추가 기사도 제작됐다. 이 역시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부정적 시선으로 견지될 수 있는 예비적 행위였다 생각한다. 또한 시위가 끝나고 난 뒤 15일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과 김현웅 장관의 담화 등에서는 지난 13일의 발언과 유사하게 ‘불법’과 ‘처벌’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를 통해 살펴보자면 대회에 대한 대다수의 주류 발언과 이를 옮긴 언론의 기본적인 태도는 부정적인 듯 했다. 물론 당일 현장에서 목격한 시위의 모습에는 분명 과격한 행위가 포착됐다. 시위대 측에서는 직경 5cm가 넘는 밧줄이 등장해 경찰버스를 넘어뜨리고 전진하려는 실력 행사가 등장했고 경찰의 방패를 빼앗아 사용하거나 각목 투척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실력 행사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평화적 시위에 대한 모습이나 대회를 통해 이들이 알리고자 하는 항목 등은 보도의 주류에서 배제되는 계기를 형성했다. 이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이들이 주장하는 각 항목에 대한 타당성 등을 논의하기 보다 이미 언론에 많이 노출된 ‘시위의 불법 여부와 불법 시위에 대한 지탄’을 주제(Agenda)로 이야기를 할 기반을 마련했다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위 전부터 시위에 대한 보도가 지속해서 올라오던 14일, 그리고 현재(15일)까지 누리꾼들이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비단 커뮤니티 성향을 뛰어 넘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성향 커뮤니티로 불리는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는 ‘경찰이 민중총궐기 하루에만 물대포 18만 리터를 쐈다’ 등 경찰의 폭력성에 대한 내용이 추천 상위에 해당하는 인기게시물로 오르는가 하면 보수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는 ‘광화문 시위 근황, 시위대원이 경찰버스 주유구 열고 폭파시도한다’처럼 시위대의 과격성을 나타내는 내용이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 됐기 때문. 이는 학교 교과과정에서 학습한 ‘의제설정이론’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과 맞닿아 있다고 연결지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론의 중심이라 볼 수 있는 ‘매스 미디어의 반복된 뉴스 보도’는 위 검색 내용 자료와 더불어 시간대 별 주요 보도 내용을 미뤄 알 수 있다. 위에도 언급했듯 특정 주제, 즉 ‘폭력 시위’에 대한 내용이 이날의 주요 논제로 남았기 때문이다. 이날 JTBC뉴스룸을 제외한 공중파와 중앙언론 등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보도를 내놓았다. 우선 가장 많은 보도는 ‘불법 시위 자행’이었고 이어 ‘학부모와 수험생 피해’ 등을 상세한 예를 들어가며 쏟아냈다. 물론 같은 날 전지구적으로 유례없는 프랑스 파리 테러가 발생한 것도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대회 본부 측이 ‘서울 시내 면접과 시험에 관계된 시간, 장소의 시위는 없다’는 반박보도문을 낸 것 역시 보도되지 않으며 주된 논제는 굳어져 버린 것이다. 이는 공중에 대해 이슈 각인 후 이는 변동할 수 없는 한계까지 몰아붙인 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의제가 설정되는데 과정까지 무수한 기사와 보도들이 쏟아졌고 그 내용이 (황색저널리즘의 일부분이라고도 논의할 수 있는) 폭력성을 포함하는 원초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현재까지의 후속보도 역시 여기에 매몰돼 있다고 볼 수 있어 이 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탐구는 초기 의제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편 이날 대회와 관련한 보도를 접한 누리꾼 커뮤니티에서는 ‘침묵의 나선이론’과 맞닿을만한 모습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정 의견에 대해 다수가 강한 발언을 시작하자 그 장場에 있는 반대 의견을 가진 소수파 사람들의 침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진보성향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는 시위 시작 시기 작성된 게시물 ‘이번 집회를 보며 경찰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세요?’는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에 대한 여타 폭력성향과 관련된 글에서 볼 수 없는 주제성을 띄고 있다. ‘경찰도 사람이다. 상명하복에 의한 것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 보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 기동타격대에 대한 일부 옹호를 내놓은 것인데 이 글은 기본적으로 다른 글들에 비해 큰 인기를 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몇 없는 댓글 역시 ‘경찰의 입장은 이해하겠으나 다른 방법이 없지 않냐’는 식의 대화가 오간 후 대화가 종결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후 이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되며 ‘경찰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은 ‘침묵’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는 보수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일간베스트에서는 주로 ‘불법시위자를 엄단하라’, ‘북한 체제에 동조하는 이들이 내막에서 주도한 혁명적 성격의 대회니 엄벌해야 한다’ 등 국가수호적 표현들이 강한 어조로 표현된 게시물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그렇지만 시위대 할아버지 불쌍하지 않냐?’는 의견을 담은 게시물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댓글은 다른 게시물의 평균 댓글 수에 미치지 못하는 관심(인신공격적 댓글 1개)을 받으며 주류 속에 묻혔는데 바로 윗 게시물과 아랫 게시물은 시위대 비판에 관한 게시물이었고 이에 대한 댓글은 각각 14개와 8개여서 '할아버지 게시물'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처럼 주류에서 벗어난 게시물들은 더 이상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이는 게시판 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아예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침묵의 나선 이론'의 효과의 한 사례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회 현상은 단지 그 현상 자체로 종결되지 않고 일정한 규칙을 만들어가는 듯 하다. '민중 총궐기 투쟁 대회'라는 사건과 관련해 여러가지 다른 이론을 대입해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분석, 확인해볼 수도 있겠으나 '의제 설정'과 관련된 이슈가 가장 컸던 점을 볼 때 앞으로 특정 사건을 취재하거나 확인할 경우 '현 상황이나 사람들의 반응에 가장 적합한 이론은 무엇인가'라는 탐구를 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통해 사회적 현상 및 사건을 조금 더 논리적으로 보고 생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4. 한계
이번 리포트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이론의 적용 및 분석 등을 해보고 싶어 몇 가지의 장치에 대해 조금 과장된 분석을 한 면면이 없지 않나 생각해 본다. 우선 '민중 총궐기 투쟁 대회'에 대한 언론의 반응을 살펴볼 때 주가 되는 내용을 '포털 사이트 네이버'로 이용했는데 네이버로 결정하게 된 계기가 지상 보도 상 그리고 사회 통념 상 '한국인은 검색 사이트 및 뉴스 접촉을 포털사이트로 가장 많이 한다'는 가정과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을 비롯한 4대 매체와 인터넷 매체의 보도가 네이버 뉴스 카테고리에 모두 노출된다'는 가정이 바로 그것이다. 포털 사이트의 경우 뉴스 공급에 관련해 각 언론사와 계약을 맺는데 어떤 뉴스는 네이버에만 노출되기도 하고 다음 등 여타 사이트에만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이를 조금 더 명확하게 했을 때 정교한 데이터 분석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진보성향 커뮤니티를 '오늘의 유머', 보수성향 커뮤니티를 '일간베스트'로 설정한 것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정식 연구에 돌입하게 될 경우 각 사이트의 진보 정도, 보수 정도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인지, 비교할 수 없다면 어떤 장치를 설정해 비교가능하게 할 것인지, 또 각 사이트에 올라오는 게시물의 총량과 그 중 '민중 총궐기 투쟁 대회'에 대한 비율 그리고 유의미성 등을 차근히 논리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공감한다.
5. 맺으며
최신의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많은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그리고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와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며 이론의 현실 적용에 대한 접근을 조금이나마 이룬 것 같다. 앞으로 꾸준하게 이론과 현실을 함께 볼 수 있는 학생, 그리고 취재기자로 발돋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