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퇴근보다 힘든 것은 사실 사람 눈치다. 특히 오늘같은 화요일은 더해, 퇴근 시간이 당도하면 마음이 급하디 급해지기 때문이다. 어제는 석계에서 지하철이 고장났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먼 곳을 갔는데 그 때문인지 오늘은 정오가 지나자 마자 숨이 턱턱 막혀왔다.
2.
어제부터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모두 여섯 가지. 종합비타민과 미네랄, 비타민E와 마그네슘, 크롬과 아연. 동생이 서랍을 채워 준 비타민C는 시시때때로 먹고. 몸이 당장 좋아질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힘 없이 스트레스 받는 상황은 여전.
점심 께에 동생에게 연락이 왔는데, 죽겠단다. 비교 당하는 것부터 고질적인 상사의 지적에 지칠대로 지쳤단다. 어느 정도 일을 했나 생각해보니, 벌써 일 년이 훌쩍 넘었다. 그럴 만도 하다 보여. 전에 정말 힘들 때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부둥켜 안고 펑펑 울 때가 있었는데 요새는 조금 덜 그런다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첫째, 내가 집에 오는 시간이 자꾸 늦어지다 보니 그런 얼굴 볼 시간도 없거니와 둘째, 너무 지쳐서 해탈한 것 아닐까하고 생각하게 됐다. 내가 조금 전 털어 넣은 비타민C가 오히려 동생에게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3.
어제는 부대신문이 도착했다. 보통 때였으면 커버 정도 읽고 버렸을 텐데 (후배들아, 미안해.) 어제는 조금 더 들여다 보고 싶어 침대에 펼치다 잠들었다. 자랑스러운 학교 생활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기회에 풀기로 하고. 길게 몸 붙이지는 않았지만 항상 감사하고 그리운 부산, 언제 가볼 수 있을까.
4.
나는 매년 십일월쯤이면 한 해를 한 단어로 함축하고 그 단어를 연결해 표현하는 세 단어 정도를 설정해 왔는데 지난 팔 월쯤 이미 올해의 단어를 '인내Indurance'로 설정해 뒀다. (참고로 2014년은 '중심Pole', 2013년은 '움Crying'이었다.)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을 보니 질릴만큼 견뎌 오는 중인데 연결할 만한 단어도 찾아 냈다. '무의미'와 '왜'. 하나는 아직 미정. '자전거 국토 종주기'는 올 해 안에 끝낼 수 있을까. 아직 기억이 무뎌지지 않았고, 나에 관한 큰 축복이 기억력이기도 하다, 쓸 다른 것도 많지만 순차적으로 완성해간다면 올해 안에 이것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들은 내게 '유의미'하니까.
5.
오늘은 일찍 나왔는데도 늦었다. 개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