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다

from 하루들의 합 2013. 3. 31. 22:37


2010년 3월, 전역 후 집에가는 길2010년 3월, 전역 후 집에가는 길


1.

지친다. 힐링이 필요해, 따위의 말을 하기 싫은데 지친다. 제작년 라섹수술한 이후로 눈을 위해서 몸을 아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건강에 되게 관심이 많은만큼 내 몸을 챙기듯이 내 주위도 챙겼는데, 어떤 여력도 없는 지금이다. 오장육부 이외에 울화통이 존재한다면 두어 번 터졌다 꿰맸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요즘은 지친다. 몸이 지쳐서 마음도 지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지쳐서 몸이 터져버린 게 아니라, 몸도 힘들고 마음도 쪼그라들어있다. 보신탕을 먹는다고 마음눈물샘이 마르는게 아니라, 양서를 읽는다고 몸이 보양하는게 아니라 바닥이 보이는 저점까지 내려가보는 것일까.


2.

울고싶어도 울 수 없을만큼 지친다. 힘내자, 아직까지는 말뿐이지만.


3.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서 보고싶은 면을 본다. 나는 그렇게 안 대하다가도 보고싶은 면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돌려준다. 나는 나에게 있고 너에게 나는 없다. 그냥 그것뿐이다. 내 생각은 복잡하지 않다. 다만, 약간의 긴장을 수반할 뿐이야. 지표면이 데워지고 나는 다시 냉정을 찾는다. 내 마음이 따뜻해질 때가 오면 다시 가끔 그늘이 진다.


4.

잠자리가 알을 낳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걸보고 결코 더럽다 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을 낳는다. 동물들은 사람들을 보고 '탐욕을 낳는다'고 소리없이 생각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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