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일이면 부산을, 일단, 떠난다. 많은 일들을 벌려놓고서, 걱정마. 전부 제대로 돌아가게 할 것이니까, 가는 마음은 편치 않지만 사실 속 편하다. 이 정도 일을 벌리는데 6년이 걸렸지만 그 중에 나 혼자 제대로 돌아가게 했던 것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죽으러 떠나지 않는다. 다만 살려고 떠난다. '갑'이 '을'인 나를 죽여놓지 않을 것이고, 또한 그렇게 하지 못할 것임을 알고 떠나기에 도착할 서울이 겁나지도 않는다.
수 백번을 걷고 뛰고, 또 탄 온천천. 너는 내 숨이다.
2.
그리울 것이다. (계속 쓰겠지만) 당분간 화요일에 개념미디어 B팀도 잘 만나지 못할 것이고 한 주에 두세번씩 먹던 국밥도 못먹겠지. 심심할 때면 '울면서 달리기'와 '바람이 부는대로'를 들으며 내달렸던 온천천과 광안리, 해운대도 멀어질 것이고 부대신문 간사실도 그럴테다. 심지어 오르기 힘들던 P대학교 사회관도, 중도도 과건물인 자연대연구실험동까지. 그리워할 사람? 없다. 내가 만나는 이 사람들이 고깟 이정도 거리가지고 멀어질 것이라면, 내가 외국을 헤맨 지난 해 몇 달 정도면 사람들 대다수가 정리되고도 남았을테니까. 이 사람들, 부산이든 어디든, 내가 끝까지 같이 간다. 다만 그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 때'만'이겠지만.
3.
나를 지켜보는 사람도 많고 믿어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한 켠에선 '저 자식 어떻게 되나 보자.'고 두 팔 괴고 가끔 힐끔거리는 사람도 있다. 내가 이런 모습의 나로 변하기까지 '힘겹게' 나를 이끌고 온 '긍정의 힘'을 모두에게 선물해주겠다. 노력과 열정, 지긋지긋한 그 열정(그러나 혀 말고 몸의 열정이라면 아직 변절하지 않고 있는), 이 어디까지 가다 노랗게 물들게 될지 기대하지 말고 '나'를 기대해주는 사람들에게 나의 나체를 내어놓겠다. 힘은 그렇게 상호보완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그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